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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어려운 일.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소설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의 관심 작가 중 하나고 (그렇다고 팬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

긴 제목이 끌려서 하룬가 이틀만에 다 읽었던 것 같다. 

속지에 붙여놓은 포스트잍을 보니 7월 8일에 완독.


흠 읽은지 많은 시간이 지나서 읽은 후의 느낌이 퇴색되긴 했지만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

그 느낌들이 전부 다 달랐고 역시 하루키는 글을 잘 쓰는지 책장이 술술 넘어갔다.



내 나름대로 짧게 감상을 써보자면.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를 찾고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이유없이 절친들에게 일방적으로 절교를 당하고  괴로운채로 살아간 남자 주인공은,

어떤 계기로 인해 그 이유를 알아내고자 한다.(뉴훼이스를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를 색채가 없다고 생각하며(친구들은 색깔을 의미하는 이름들을 가지고 있었음)

(시로,쿠로,아카,아오... =흰색,검정,빨강,파랑)

평범한 사람으로 자신을 치부하고 자기 존재를 특별하게 여기지 않았던 다자키 쓰쿠루.-

(자신의 이름엔 색깔이 들어간 단어가 없었던 것도 그의 인식에 한몫함.)


쓰쿠루는 한 친구로부터 비롯되어 친구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렸단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이유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주인공이 과거의 진실을 알아내기 위한 과정은 추리소설같았다.

살짝 흥미진진하기도 했고, 도대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나도 너무 궁구미......

(이유가 궁금하신 분은 책을 직접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이유도 모른채 누군가에게 버림받는 것은 사람을 절망속에 빠지게 한다. 

그것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그 어떤 한마디도 없이, 해명할 기회도 없이  간단히 절교를 당하다니.

자신을 개성이 없는  평범한 존재로만 생각했던 쓰쿠루는 깊고 깊은 자괴감에 빠져 버리게 된다. 


그렇지만 소설 초반에서 작가는 쓰쿠루가 스스로 고통을 극복할 것임을 이미 암시한걸로 보인다. 

그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도 같은 맥락이고. 그의 친구들의 이름과 삶의 모습을 연결시켜보아도 그렇다. 

존재에 색을 부여하는 것은 확실한 존재감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한계도 말하는 것.

반면, 

쓰쿠루는 어떤사람이든 될 수 있는 , 성장할 수 있는 사람. 정해진 색깔이 없기 때문에....


쓰쿠루는 알게 되었을 것이다. 

결국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 임을......

괴로움에 빠져 허우적 거릴 때,

누군가의 위로가 큰 힘이 되어 아픔을 극복할 수도 있지만, 

그 힘을 위안삼아 이겨내는 것은 결국 본인의 마음말고는 없다.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덧붙여서, 

마지막에 확실한 결론이 나왔다면 속이 좀더 시원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쓰쿠루야말로 확실히 알고 싶었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그 이유가 무엇이었느냐는 더이상 중요한 것이 아니기에 작가는 묻어두기로 한 것 같다.

엄청난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사실 이유야 붙이려면 뭐든지 될 수 있는거 아니겠는가. 


+여전히 궁금한 점들이 남는다. 


+미도리카와가 등장했다..읭...


+빠지지 않은 자위행위-_-0 ?


의미를 알고 싶다규...



빠르게 읽어갔지만, 결코 가벼운 소설이 아니고, 다 읽고나서 생각을 해보니 그 묵직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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